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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지혜

사람을 여우로 둔갑시키려 했던 어리석은 죄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 리더는 통通 한다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 리더는 통通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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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1899년 5월 28일 밤. 충청남도 면천의 한 주막. 온몸에 피를 묻힌 사내가 헐떡이며 나타났다.
"내가 여우를 잡아왔소! 어서 칼을 주시오!"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1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2

주막 주인이 밖으로 나와 사내를 살펴보니 근처에 사는 양반 조태원이었다.

"산길을 지나는데 여우가 여인으로 변해 나를 유혹하지 뭐요.
다행히 속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때려 잡아 이렇게 끌고 온 것이오."


"산길을 지나는데 여우가 여인으로 변해 나를 유혹하지 뭐요.
다행히 속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때려 잡아 이렇게 끌고 온 것이오."

땅바닥에 내려놓은 여우를 조심스레 살펴본 주막 주인은 깜짝 놀라 동네 사람들을 불러 조태원을 결박한 후,

다음 날 고발장은 접수한 면천군수는 현장을 찾아가 주막 주인을 불러냈다.

"조태원이란 자의 평소 행실이 어떠했는가?"

"워낙 술을 좋아하는데다, 한번 취하면 욕설을 퍼붓고 구타를 하는지라 대적할 사람이 없습니다.
어제 밤에 갑자기 찾아와 여우의 가죽을 벗겨야 한다며 칼을 달라고 했습니다.
헌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건 여우가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면천군수는 주막 주인의 진술을 모두 듣고 난 후에, 시체 검시를 시작했다. 오작사령이 시신을 덮고 있는 가마니와 소나무 가지를 치우자 끔직한 모습을 한 여인의 시체가 드러났다.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3

"양 뺨과 왼쪽 귀의 상처는 이빨로 물어 뜯은 것이고, 입 안에 아랫니 세 개만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몽둥이로 세차게 가격당한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겁간을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조태원이 여인을 겁탈하려다가 죽인 것이라고 생각한 군수는 부하들에게 명을 내려 여인의 정체를 수소문하고, 사건 당일 조태원의 행적을 조사했다.

"근방에 여인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조태원이 여우를 잡았다고 하는 곳으로 가보니
사주와 관련된 책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떠돌며 점을 보는 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날 오후 주막으로 술을 마시러 가는 조태원을 보았다는 이가 있었습니다."

군수는 주막 주인을 다시 불러냈다.

"조태원이 사건 당일 저녁에 주막에 왔었다고 하는데 왜 이를 고하지 않았는가?"
"저는 그 날 장에 다녀오느라 밤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주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또, 실은 조태원이 여인과 함께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 사나운 양반이 해코지를 할까 두려워 말을 못했습니다."

"그게 정말이냐? 소상히 말하도록 하라."

“사건 일어난 날 저녁, 조태원이 주막에 왔었습니다. 그의 삼촌인 진사 나리가 술을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기에 술이 없다고 했더니, 다짜고짜 부엌으로 들어가 술을 가져와 어쩔 수 없이 술상을 차려주었습니다.
그때 마흔 정도 되어 보이는 여인이 주막에 들어왔고, 이를 본 조태원이 다가가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여인은 서산으로 간다면서 먼저 나갔고, 이어 조태원이 그 뒤를 따라 나갔습니다."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4

사건 정황을 모두 파악한 면천군수는 옥사에 가두어 놓았던 조태원을 불러 문책을 시작했다.

"사람으로 변한 여우를 죽였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산 속에서 여우가 여인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네가 그 여인과 주막에서 함께 술 먹었다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
게다가 죽은 여인에게 점을 봤다는 사람도 확인되었다. 이래도 정말 그 여인이 여우라고 우길 것인가?"

고전의 지혜 : 조선탐정실록(여우 살해 사건)-5

말문이 막힌 조태원은 그제서야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실은 그 날 술이 너무 취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술기운에 그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여인을 여우라고 우기더니, 증인이 나타나자 술 핑계를 대는 것이냐. 짐승보다 못한 악독한 자로다."

군수는 조태원을 정범으로 판결하고,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범인 조태원은 교수형을 선고 받아 19살의 짧은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토막지식

“주둥이와 발이 모두 희게 보이는 것이 껌껌한 무렵에는 완연히 사람 모습과 같습니다.” - <성호사설>

실학자 이익의 저서 <성호사설>에는 자신의 늙은 종이 저녁에 밭을 갈던 중 사람을 흉내 내는 여우를 목격했다는 글이 남겨져 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여우를 사람을 홀리는 요사스러운 짐승으로 생각했는데, 조태원은 이런 이야기들에 기대어 자신의 범행을 감추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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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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