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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가족으로 유기견 입양하기

 
같이의 가치 : 삶을 바꿔놓은 유기견 이야기
같이의 가치 : 삶을 바꿔놓은 유기견 이야기
작은 기적의 시작

5년 전에 저는 부모님을 한 달 간격으로 두 분 다 여의는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아버님이 폐암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셨고, 어머님과 제가 아버님을 간병을 하던 그 때, 어머님이 불의의 화재 사고로 아버님보다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큰 슬픔인 어머님의 장례를 치르고 한 달 만에 다시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그날 이후 매일 폭음으로 괴로운 밤을 보내게 되었고 점점 폐인이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 때 제 곁에 다가와 저를 지켜줬던 것은 흰돌이, 흰순이라는 백구 강아지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는 좋아하였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던 제게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던 흰돌이와 흰순이가 제 마음에 들어오게 되었고, 한 생명 살려보자는 그런 마음으로 유기견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흰순이는 한쪽 다리를 못쓰는 장애견이었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흰돌이, 흰순이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을 잃고 큰 슬픔에 방황하던 제게 돌봐야 할 생명이 있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추스르게 했던 것이었지요. 늦은 밤에 귀가를 해도 잠을 자지 않고 제 발자국 소리를 듣기만 해도 알아채고 나를 반기던 두 녀석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전혀 몰랐던 유기견이라는 단어를 흰돌이, 흰순이로부터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가엾은 처지에 있는 유기견들의 존재를 차츰차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매년 10만 마리가 버려지고 그 중에서 절반 이상이 보호소에서 안락사 등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유기견을 위한 후원과 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지요.

수많은 생명을 살린
작은 유기견 팅커벨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던 작은 말티즈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데리고 나왔고 팅커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안타깝게도 팅커벨은 살리려고 데리고 나온 지 하루 만에 파보 바이러스로 죽었습니다. 작은 말티즈 팅커벨의 죽음은 너무도 안타까웠고 뜻있는 몇 분이 팅커벨의 장례라도 치러주자고 해서 김포의 애견화장장에 가서 화장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때 “가엾은 팅커벨과 같은 처지에 있는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의 강아지를 구해서 살리는 일을 해보자”라는 마음이 모아졌고, 죽은 팅커벨의 이름을 따서 ‘팅커벨 프로젝트’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팅커벨은 비록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온 지 하루 밖에 살지 못하고 안타깝게 죽게 되었지만, 그 팅커벨을 통해서 지난 4년 동안 살려낸 유기견, 유기묘의 수가 450마리에 이릅니다. 이것은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빗속에서 구한
슈나우져 우찬이
작은 기적의 시작

죽음 직전에 구한 수 백마리의 유기견들에게는 다 제 각각의 절실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빗속에서 구한 슈나우져 우찬이 생각이 가장 많이 나네요.

3년 전 이맘때쯤이었습니다.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을 맞이하던 그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그 때 성남시 금광동에 슈나우져 유기견이 다리를 다친 채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마침 몸살기가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그 소식을 듣고 겨우 몸을 추스르고 물어물어 현장에 가봤습니다. 사람 한 명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골목의 끝 모퉁이에서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슈나우져 한 마리가 마치 삶을 포기한 듯한 눈빛으로 저를 처연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맞닥뜨린 길거리 유기견을 구조할 때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했습니다.

“슈나야, 많이 아프니? 너를 구하러 온 사람이야. 그러니 걱정하지마.” 이렇게 말을 건네고 손등으로 턱 아래를 쓰다듬으니 순응을 하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담요로 몸을 살짝 싸서 들고 차로 옮겼습니다. 그 때 뭔가 죽음 직전에 빠져 나온 듯한 슈나우져의 안심하는 눈빛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순간을 이 슈나우져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었죠. 그 후 빗속에서 구한 이 슈나우져에게는 우찬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복합 골절을 당했던 우찬이는 수술과 6개월의 회복 기간을 거쳐 지금은 좋은 집에 입양가서 사랑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 마리의 유기견 입양은
두 생명을 구하는 일

유기견 입양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소중한 생명을 살린다는 것입니다.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거나 길거리에서 로드킬 등으로 죽을 위기에 있던 유기견에게 손길을 내민다는 것은 죽음 앞에 가녀린 촛불처럼 위태롭기만 하던 그 생명들을 살려서 삶을 온전하게 바꿔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런데 한 마리의 유기견의 입양은 그 유기견 한 마리뿐만이 아니라 또 한 마리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팅커벨 프로젝트와 같은 유기동물 구호단체에서는 모든 유기견들을 구할 수 없다 보니 한 마리를 입양 보내고 나면, 그 빈 공간에 한 마리를 더 살려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생명을 보내고, 또 한 생명을 맞이하기를 무려 450번이나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을 살리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면서 많은 분들이 유기견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서도 보호소에서 안락사 주사 한 방으로 생을 마감하는 유기견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왕이면 반려견을 구입하지 말고 입양해주세요. 유기견을 입양하겠다는 당신의 선택은 한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이 될 것입니다.

입양 전 생각해둬야 할 것들

1. 유기견을 동정심과 호기심이 아닌 책임감을 갖고 입양해주세요.
적어도 10년 ~ 15년 이상 사는 유기견들을 돌보다 보면 챙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단순한 동정심과 호기심만으로는 입양 후 따라오는 그 일들을 감당하기 힘듭니다. 유기견의 입양은 한 생명을 살려서 평생을 함께 돌봐준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2. 자신의 형편에 맞는 유기견으로 입양해주세요.
본인이 진돗개나 시베리안허스키, 말라뮤트 등 대형견을 좋아한다고 해서 강아지였을 때의 그 견종을 선택해서 입양을 하게 되면 결국 다시 버려지게 됩니다. 실내에서 키우는 것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덩치가 커져서 감당하기 힘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사는 경우는 대형견을 입양해도 되겠지만 아파트나 빌라에 사시는 분들은 소형견을 입양해주세요.


3. 품종견만 선호하지 말고 건강한 믹스견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믹스견은 대부분 다 건강하고 영리합니다. 말티즈, 시츄, 푸들, 치와와같은 품종견들도 예쁘지만 집에서 키우다 보면 믹스견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새삼 느끼게 될 겁니다. 품종견들에 비해 오히려 더 잔병치레도 하지 않는 믹스견에게도 관심을 갖고 입양해주세요.


4. 심심해서 키운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혼자 살면서 외로우니까 심심해서 키우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물론 끝까지 키우는 분들도 종종 있지만 많은 분들이 그 심심함이 어느 순간 귀찮음으로 바뀌게 되면 키우던 개는 유기견이 되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5.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유기견들은 물건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감정이 있는 동물이고 각자 성격이 다 다릅니다. 생명이 없는 장난감처럼 그냥 제 자리에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교감을 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유기견들은 영리해서 나에게 조금씩 맞춰줍니다.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 아닌 반려동물로서 서로 조금씩 맞춰나간다고 생각해주세요.

유기견 입양 절차

1. 유기견을 입양하실 때 즉흥적인 결정이 되지 않도록 팅커벨 프로젝트와 같은 유기동물 구호단체의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서 찬찬히 살펴보세요. 입양 공고된 유기견들 중 어떤 아이가 나의 반려동물로 평생을 함께할지 신중히 판단해보세요.

2.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입양센터 방문이나 입양캠페인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마음에 둔 유기견을 직접 보고 스킨쉽도 가져보세요.

3.마음에 둔 유기견은 입양신청서를 작성해서 정식으로 입양신청을 하세요. 그러면 입양단체에서 유기견 입양자격 서류 심사와 면담을 한 후 입양적격 유무를 가립니다.

4. 만약 정식 입양하기 전에 임시보호를 통해서 한 달 정도 집에 데리고 있다가 잘 돌볼 자신이 생겨서 그 때 입양하겠다고 하신다면 ‘입양전제임보’라는 것을 신청하세요. 신중한 판단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입양서류심사와 면담 등을 통해 입양자로 선정이 되면 그 때 비로소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습니다.

6. 유기견을 입양하실 때에는 입양 책임비를 10만원 정도 부담합니다. 입양단체의 유기견들은 기본적으로 검진,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치료 등의 절차로 한 아이당 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지만 입양자에게는 10만원 정도의 기본적인 입양책임비만 분담합니다.

황동열

황동열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저서: 『동작대교에 버려진 검둥개 럭키』
동물복지국회포럼 자문위원,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 자문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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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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