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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키우기

철학적 삶을 이해하고 살아가기

마음 근육 키우기 : 철학이 필요한 순간
마음 근육 키우기 : 철학이 필요한 순간

"철학적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 경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행복과 아픔을, 성공과 실패를, 모호한 것과 혼란스러운 것들을 모두 정면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경험 안으로 깊이 데려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을 괴롭히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그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해명하라는 것이다."

-칼 야스퍼스 (1951)-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우리들

우리는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누군가와 싸우거나 갈등하는 일, 죽거나 병드는 일, 갑작스런 교통사고 등 무수한 경우가 있겠지요. 야스퍼스는 출생과 죽음, 고통과 다툼, 삶의 우연 등 우리가 변화시키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가리켜 한계상황(Grenzsituation)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벽에 부딪쳐 좌절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가 강조한 '한계상황'은 인간이 반드시 직면해야만 하는, 도망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계상황은 바꿀 수도, 뛰어넘을 수도 없지요. 오직 인정하고 견뎌야만 합니다.

한계상황에
마주하라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고 무엇을 먹고, 어디로 가며 누구를 만나는가 하는 것,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것 등은 많은 것들은 우리가 결정하거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상황도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런 일들이 우리 존재의 본질적 힘을 보여준다는 것이지요. 야스퍼스는 이런 한계상황을 피할 것이 아니라,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본적인 한계와 삶의 비극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것을 이끌어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절망에 처할 때 우리는 고통과 유한함을 뼈저리게 경험함으로써 내 손 안에 있지 않은 것들을 비로소 깨닫게 되고 자신의 한계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삶을 생생하게 가져다 주는 것은 불확실함과 고통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마주하고 견딘다는 것은 무기력하게 한계를 좌시하고 방관하며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본질적이고 본격적인 질문과 생각을 던지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지요. 극복하고 뛰어넘기 위한 과정도 아닙니다. 놓치고 있던 것들을 깨닫고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서 현실과 한계를 있는 그대로 깊이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살면서 풀기 어려운 문제들, 단번에 해결되지 않는 힘든 일들을 겪는 순간이야말로 철학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 필요한 철학이란 어떤 것일까요? 삶에 필요한 철학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사이’에 있는 존재

우리는 ‘사이’에 있는 존재입니다. 야스퍼스는 사람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습니다. 그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실존적 과업이라고 여겼지요. 혼자서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살아갑니다. 혼자 집안에 틀어박혀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먹는 식품은 누군가가 만든 것이며, 대문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에게 공기처럼 영향을 끼치지요.

사람 때문에 때로는 상처를 받고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고통과 고난을 넘어설 수 있는 이유는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의욕을 얻기 때문입니다. 야스퍼스는 철학의 궁극적 원천이, 진정한 소통에 대한 의지라고 보았습니다. 명상이나 독서, 자기 성찰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철학적 삶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나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나 하나를 넘어선다는 것이니까요.

"온전하고 진정한 삶은 열정으로 행동에 헌신하는 내가 될 때 일어난다. 열정이란 나 자신에게 헌신하는 행동을 통해 진정한 내가 되는 것이다." - 야스퍼스 (1971)

한계상황 극복을 위한 질문
“한계상황을 피하려고만 하고 있지 않은가?”

습관대로 살아가지 말고 매 순간 내가 결단을 내리고 적극적인 주체자가 되는 것. 삶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무엇이든 그냥 지나치지 말고 진지하게 배우며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관계 안에서 소통을 통해 철학을 실천하는 것. 야스퍼스가 말한 ‘삶을 위한 철학’은 아마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에 장애물과 고난은 피할 수 없지만, 우리가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모두 내 존재 안으로 완전히 껴안을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한계란 나를 위축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확장하게 하지요.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게 합니다.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도저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을 때, 혼자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만난 것만 같을 때, 바로 이때가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변지영

변지영

소장

공생연 (공부와 생활 연구소) 소장으로 한국인의 복잡하고 특수한 ‘자아’ 개념과 이로 인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학습된 무기력’ 증상을 연구하며 심리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삶이 되는 공부’의 방법론에 관해 연구중

역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저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당신에게」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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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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