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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읽거느 새단장 기념 이벤트 2016.01-18~02.29광화문 읽거느 새단장 기념 이벤트 2016.01-18~02.29

디쉬인사이드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디쉬인사이드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디쉬인사이드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디쉬인사이드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사람은 하루에 세 끼를 먹고 산다.
통계에 나온 대로 평균 80년을 산다고 하면 평생 8만7천 끼를 먹는 것이고,
하루 두 끼만 먹고 사는 사람도 6만 끼 정도를 먹고 산다는 셈이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숱하게 반복되는 식사 가운데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한 끼의 식사가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누구에게나 여러 번의 ‘잊을 수 없는 한 끼의 식사’가 있을 것이다.

며칠을 굶다가 처음 먹는 식사,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 생각만 하다가 마침내 돌아와 처음 먹는 고향의 음식,
군대에서 상상만 키우다가 첫 휴가를 나와 처음 먹는 벼르던 음식 등
사람마다 사연은 다르겠지만 그 감동이나 맛은 참으로 기억 속에 오래오래 간직될 것이다.

디쉬인사이드 :여느 때의 한 끼와 달랐을 그들의 식사

평범한 먹을 것을 강렬하게 만드는 영화의 한 장면

잊을 수 없는 한 끼 식사에서 ‘잊을 수 없다’는 건 여러 요소가 작용하여 개개인의 기억에 심어지는 것이므로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영화 속에 묘사되는 식사도 관객의 주관에 따라 마음에 와닿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영화에서는 평범하게 그려진 칼국수 한그릇이나 열무비빔밥 한그릇이 특정 관객의 추억이나 특별한 경험과 중첩될 경우 그 관객에게는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극적인 장면을 의도하고 연출한 식사 장면은 배제하고 잊지 못할 한 끼의 식사를 골라보았다. 예컨대 사형수가 형 집행을 앞두고 먹는 마지막 식사라든가, 수십 년만에 재회한 가족이 옛날 먹었던 식사를 다시 먹는다든가, 어마어마한 고급 식사, 끔찍할 정도로 형편없는 식사 등은 다루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랜 세월 기독교 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서양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영화나 TV에서 재현되었고 또 숱하게 패러디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식사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과 12제자가 ‘마지막’으로 나눈 식사라는게 중요하여 역사적인 식사로 남은 것이므로 역시 오늘의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잠깐 이야기 하였듯이 ‘잊지 못할’이라는 표현에는 주관이 많이 개입하므로 내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풀어나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내게 영화에서 본 잊을 수 없는 한 끼의 식사를 꼽으라면 맨 먼저 <헌팅파티>가 생각난다.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 때였다. 피카디리 맞은 편 단성사에 <헌팅파티>라는 영화가 걸렸는데 친하게 지내던 1년 선배가 데려가 주었다. 영화는 당시 지적인 미모를 갖춘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캔디스 버겐과 <올리버>로 알려진 올리버 리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프렌치 커넥션>으로 유명한 연기파 배우 진 해크만이 주연한 영화다. 스토리는 간략하게 얘기하면 이렇다. 서부를 누비는 도둑떼의 두목인 프랭크 캘더(올리버 리드)는 문맹인데 글을 배우고 싶어 유치원 여선생을 납치한다. 그런데 납치된 여선생 멜리사(캔디스 버겐)는 부유한 목장주 브랜트 루거(진 해크만)의 부인이었다. 분노에 찬 브랜트는 부유한 친구들을 모아 갱단 무리를 추적한다. 사정거리가 훨씬 더 멀고 조준경까지 장착된 라이플로 무장한 브랜트와 친구들은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 프랭크 일당을 안전거리를 두고 하나하나 살육해 가는 무자비하고 야비한 복수극이 이 영화 제목의 ‘헌팅 파티’인 것이다. 멜리사는 처음부터 탈주를 시도하고 프랭크를 죽이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글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프랭크에게 반발하는 멜리사는 단식투쟁에 돌입한다. 프랭크는 그녀 앞에서 맛있는 음식을 약올리듯 먹지만 멜리사는 참아낸다. 그러던 어느날 병조림으로 담근 복숭아 통조림을 맛있게 먹는 프랭크를 보다가 무너지고 만다. 맨손을 병에 넣어 허겁지겁 복숭아를 꺼내 먹는다. 둘은 설탕시럽에 담겨진 부드러운 복숭아를 후루룩 거리며 먹는데 입가에 번지고 흠뻑 젖은 손에서 흘러내리는 달콤한 설탕시럽은 보는 사람도 침을 고이게 하는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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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조금 먹은 세대면 공감을 할텐데, 그 당시 복숭아 통조림은 입원한 사람을 위문갈 때 갖고 가거나 집에서 아이가 아플 때 챙겨주는 고급 별식이었다. 당분이 부족하던 시절, 복숭아 통조림이나 어쩌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파인애플 통조림 그리고 연유 통조림은 참으로 귀한 물건이었다. 그러니 헐리웃 영화에서 씻지도 않은 손으로 병에서 복숭아 조림을 퍼먹는 장면은 참으로 인상 깊게 다가왔다. 영화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 복숭아를 먹고나서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남편의 잔인하고 야비한 성격을 목격하고 그를 증오하게 된 멜리사는 프랭크와 목숨을 건 사랑의 도피행을 하게 된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여 보니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한 복숭아 조림의 모습과 그것을 둘러싼 점도있는 시럽을 입과 손으로 맛보는 건 그 또한 에로틱하고 센슈얼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나와 선배는 영화가 끝난 뒤 가게에서 황도 통조림 두 개를 사들고 집으로 가서 영화처럼 손으로 퍼먹었다. 그날의 장면과 맛은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다음 영화는 노란 리본 이야기에서 시작하는게 타당할 것 같다. 세월호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전 국민이 슬퍼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노란 리본이 크게 확산되었다.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을 위로하고 그 뜻에 동참합니다, 라는 의미에서 세월호뿐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사용되고 있다. 홍콩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노란 리본이 대중운동이나 사회적 저항 운동에 사용되는게 트렌드가 된 것 같다. 원래는 미국에서 해외 파병된 장병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린다는 뜻에서, 파병된 장병들의 마을에서 노란 리본을 나무에 묶어놓거나 담장에 걸어놓는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한 1979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수십 명이 인질로 잡힌 뒤에 이들의 무사송환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또 거슬러 올라가면 1973년 토니 올란도가 발표한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그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어놓아요)’라는 노래가 있었다. 죄를 짓고 몇 년간 감옥살이를 한 사내가 출옥을 앞두고 자기를 기다려 줄지 아니면 변심했을지 모를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놓고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향한다는 내용이다. 자신에게서 이미 마음이 떠나버렸을 수도 있는 아내를 대할 용기가 없어 나를 용서하고 받아준다면 마을 어귀에 있는 큰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걸어달라, 그러면 내려서 당신을 찾을 것이고, 노란 리본이 안보이면 그냥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겠다, 이렇게 가사는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고향마을이 가까워질수록 차마 창 밖을 내다볼 용기가 없어 함께 탄 버스 승객에게 노란 리본이 걸렸는지 봐달라고 부탁을 한다. 사내와 한마음으로 숨죽이고 초조해 하던 승객들이 탄성을 지르고 춤을 추고 버스 안에서 난리가 난다. 그 마을 어귀 참나무에는 수십 수백의 노란 리본이 만개한 꽃처럼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한 곡에 한 편의 온전한 드라마가 담겨있는 이 노래는 당시 전세계에서 유행을 하였고 나도 대학시절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다방에서 숱하게 들었다.

한 번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피트 해밀이라는 미국 작가가 1972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짤막한 에세이로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다. 나중에 ‘Tie a yellow ribbon…’ 노래가 히트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소송을 걸었는데 가수측의 변호인은 이미 피트 해밀이 발표하기 전부터 비슷한 이야기가 구전되어 왔다는 걸 입증하여 재판에서 승소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길고 긴 궤적을 지나온, 일편단심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부인과 미안해 하는 남편의 감동 스토리는 돌고 돌아서 1984년 내게 ‘잊지 못할 한 끼의 식사’로 다가온다.

대학 4학년 때였다. 옆나라 일본에서 익히 알고 있던 토니 올란도의 히트곡 ‘그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져 영화상을 휩쓸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부럽기도 하고 약간은 분하기도 해서(그때는 내가 영화 만드는 일을 하리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왠지 선수를 빼앗긴 것 같아 분했다) 그 영화를 언젠가는 꼭 보아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렀고 나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당시 한국은 외화가 부족하여 외국영화 수입 허가가 일 년에 몇 편 나지 않았고, 정치 사회적인 검열과 제약이 심해서 좋은 영화들이 들어오지 못했다. 그런 답답하던 시절에 일본에 가서 나는 갈증 뒤에 물을 들이키듯 영화정보지를 손에 들고 닥치는 대로 영화관을 다녔다. 그때는 일본도 비디오가 막 보급되기 시작한 시절이라서 흘러간 명화, 동유럽이나 제3세계 영화, 유명 감독 회고전 등을 많은 영화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일본에 간지 몇 개월 안되어 야마다 요지(山田洋次) 감독 특별전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주말 심야에 드디어 몇 년을 궁금해 하던 ‘행복의 노란 손수건’을 보러가게 되었다.

까탈스러운 평론가인척 하려는 젊은 시절의 치기였는지, 어디 얼마나 잘 만들었나 한번 보자 이런 살짝 삐딱한 감정도 지닌 채 영화관에 들어섰던 것 같은데 영화가 끝나고 나는 무장해제 되었고, 그 이래로 야마다 감독의 왕팬이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노래와 전개가 비슷하므로 생략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제작자는 노래가 아니라 작가 피트 해밀에게서 영화화 허락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오늘의 주제인 ‘잊지 못할 한 끼 식사’를 이 영화에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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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홋카이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조그만 마을. 영화 초반에 한 사나이가 대중식당에 들어선다. 자리에 앉자 맥주 한 병을 시키고는 쇼유라멘과 가츠동을 시킨다. 맥주컵에 한 잔을 따르고는 두 손으로 꼭 쥔 채 한참을 망설이듯 응시하더니 단숨에 마신다. 단숨에 마시기는 하지만 TV에 나오는 맥주광고처럼 벌컥벌컥 호쾌하게 목으로 넘기는게 아니라 불로장생의 생명수라도 마시는 듯한 경건함이 깃들어 있다. 사내는 다름 아닌 이 영화의 주인공 시마 유사쿠(다카쿠라 켄)로 아바시리 형무소에서 6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길이다. 사회로 복귀하여 6년만에 처음 마시는 맥주의 맛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명장면이다. 그리고는 라멘과 가츠동(돈카츠 덮밥)이 나오자 역시 감개무량한 듯 한잠 응시하더니 정신없이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역시 게걸스럽거나 천박하지 않고 몇 년만에 먹고 싶었던 음식을 자신의 의지대로 골라먹는 이의 감격과 순간의 행복이 너무나 잘 드러나는 명장면이다. 다카쿠라 켄은 일본이 사랑하는 국민배우로 수십 년 군림하다 세상을 뜬 명배우인데 사실은 재일한국인 출신이다. 그의 출생에 관해서는 이를 부정하는 일본 매스컴의 기사도 많아 설왕설래가 분분한데, 나는 그의 일생을 전기로 제작한 프로듀서로부터 확인을 하였으나 상세한 내용은 이 글의 취지와 관계 없으므로 넘어간다.

이 맥주를 마시는 장면과 라멘과 카츠동을 먹는 장면은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남아서 일본에서는 한 때 쇼유라멘과 카츠동을 셋트로 내는 식당이 많았다. 사실 각각 한 끼 식사의 분량이 되는 이 두 메뉴를 한번에 먹기에는 양이 많기는 하다. 요새 한국의 메뉴에 비교한다면 제육백반에 짜장면, 아니면 라면에 된장찌개 백반을 함께 먹는다고 상상하면 되겠다. 이 영화는 나중에 5부작 TV드라마로도 리메이크 되었는데 거기에서 시마 유사쿠 역은 역시 남성스러운 연기의 대명사처럼 이름을 떨친 스가하라 분타가 맡았다. 나는 방영 당시에는 일본에 없었는데 몇 년만에 그리던 맥주를 마시고 쇼유라멘과 가츠동을 먹는 장면을 스가하라 분타는 어떻게 연기했을까가 방영 당시에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유튜브에 해당 영상이 있어 찾아보니 둘 다 참 명연기를 펼쳤다. 이렇게 수십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고 생생하게 기억을 할 정도로 이 씬은 내겐 최고의 장면으로 남아있다.

생존을 위한 끼니의 무게와 감동

무슨 배역을 맡겨도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톰 행크스는 <캐스트 어웨이>에서 홀로 무인도에 표류하여 기약 없는 구출의 손길을 기다리는 조난자 역할을 맡았다. 거의 혼자서 영화를 끌어가는 일인극 같은 이 영화는 평단의 찬사와 대중의 사랑을 모두 얻어냈다.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같이 떠내려온 배구공에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여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도 유명하다. 나중에 배구공이 떠내려 갈 때 ‘윌슨! 윌슨!’ 이라 부르짖으며 통곡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윌슨에 마치 생명이 깃들어 있는 듯 함께 슬퍼한다. 이 영화에도 내게는 잊지 못할 한 끼 식사가 있으니 게를 잡아서 구워먹는 장면이다. 주인공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드디어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불을 피우는데 성공한다. 그의 희열은 세상을 얻은 듯 하다. 그리고 바다에서 잡은 게를 구워 먹는다. 다리를 하나씩 뜯어서 속살을 쏙쏙 빼먹으며 맛을 음미하는 대목은 정말 명장면이다. 인류가 진화하며 불을 다룰 수 있게 되어 수렵 채취를 한 재료를 익혀먹게 되면서 비약적인 진화와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걸 몇 분간의 화면으로 축약해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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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는 소식이 두절되고 사망이 확실시 되는 사람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살아남은 자’들의 선택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용의 시선을 보여주는 따스한 영화이다. 그가 극적으로 생환하여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그렇게 일상의 삶은 계속 된다’는 평범한 진리도 조용히 이야기한다. <포레스트 검프>의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의 수완이 빛나는 또 한편의 걸작이다. 이 영화에서 표류 직전의 크리스마스 만찬이나, 생환한 뒤의 식사에 나오는 푸짐한 대게찜 등은 무인도에서의 한 끼 식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매 끼니를 감사히 여겨야겠구나…’ 라고 느꼈으리라 믿는다.

영화 <마션>은 다른 의미에서 또 잊지 못할 한 끼 식사를 보여준다. 화성 탐사팀에 합류한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화성에서 귀환 직전에 발생한 모래폭풍으로 인해 혼자 화성에 남겨진다. 지구에서는 모두들 그가 죽은 줄 알고 있었는데 그는 화성에서 온갖 지혜를 짜내어 삶을 이어가며 구출될 날을 기다린다. 마침 그는 식물학을 전공했기에 화성에서 조그만 농장을 꾸며 감자를 재배한다. 나는 그가 식량으로 가져간 감자를 씨감자로 삼아 감자 재배에 성공하여 수확을 할 때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햇빛 좋고 물 넉넉한 지구에서 비옥한 토지에 씨 뿌려 농사짓는 이의 기쁨이 백이라면 그의 기쁨은 수천 수만에 이를 것이기에 영화를 보며 가슴이 메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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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는 단지 기아를 채워줄 식량 확보에 성공하였다, 라는 무미건조한 표현으로는 담기 힘든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물을 흡수하여 탄수화물을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탄소를 취하고 산소를 뱉어낸다. 동물은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식물과 동물이 균형을 이루는 자연의 조화이다. 그리고 자신의 대변을 비료로 삼아 감자를 키우는데 영양분도 공급한다. 화성에 버려진 기지 안의 폐쇄된 공간을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순환하는 생태계의 모델로 만들어 놓은 주인공 마크는 그 보상으로 생명을 연장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은 종교의 교리에 따라 창조주에 감사할 것이고 종교가 없어도 태양의 고마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주인공이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키워 수확한 감자를 먹을 때 대단히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강원도 출신이라 감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스스로 여기는 건 사족이다.

한국영화에도 맛있는 장면, 감동적이 식사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동안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 언급한 것도 있고 해서 오늘은 외국영화 위주로 얘기해 보았다.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주마가편’이라고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마음에서 한국영화는 미루었다. 요즈음 물이 오른 듯 한국영화와 TV드라마는 잘 만들어지고 또 해외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이럴 때 전 세계인이 ‘잊지 못할 한 끼 식사’로 꼽는 영화나 드라마도 한국에서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그리고 나도 그 레이스에 참가할 의향이 있음을 고백하며 글을 맺는다.

* 본 콘텐츠에서 내용 설명을 위해 삽입한 이미지는 해당 영화와 드라마 장면을 활용하였음을 밝힙니다.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 이주익

이주익

영화제작자

영화제작자. SCS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영화 <워리어스 웨이>, <만추>, <묵공> 을 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음식에 대한 연구를 했고 음식 전문 서적 수천 권을 보유중이다. 음식 관련 영화와 TV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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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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